대만 채식 인구 비중, 세계 3위
채식은 건강과 환경보호에 이롭다는 인식을 넘어 ‘맛있다’는 개념도 자리 잡아
대만 채식 시장 동향
글로벌 데이터 통계 기업 ‘World of Statistics’의 자료에 따르면 대만 채식자 비율은 인도와 멕시코에 이어 세계 3위에 달할 정도로 채식은 대만에서 중요한 음식 트렌드이다. 2023년 통계 기준 대만의 채식인구 비중은 13~14%로 집계됐다. 이는 대만 인구 약 2300만 명 중 300만 명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전세계 채식 인구 비율>
(단위: %)
[자료: World of Statistics , ‘Number of Vegetarians(2023.7.10.)’]
타이베이는 2017년 CNN이 선정한 세계 10대 채식의 수도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 일부 유치원, 학교 등 교육시설에서는 채식 급식도 제공하고 있다. 채식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2018년 대만 위생복리부는 ‘건강한 채식 생활을 유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素食飲食指標手冊)’을 마련하기도 했다.
채식주의 소비자 분석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비교적 낮은 연령대의 채식주의자들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 중 응답자의 54%가 육류나 기타 동물성 제품의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답한 반면, 윗세대일수록 그 비율이 점차 줄어들어 1950년대 출생자의 답변 비율은 약 34%로 가장 낮았다.
이는 채식이 건강뿐만 아니라 탄소배출 감축으로도 연결돼 환경보호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에서는 더욱 광범위하게 채식주의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라고 유로모니터는 분석했다.
<세대별 채식주의 소비자>
(단위: %)
주*: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 (밀레니엄 세대)1980년대~1990년대 중반 출생자, (x세대)1965년~1979년 출생자, (베이비붐 세대)1946년~1964년 출생자
[자료: Euromonitor, ‘Going Plant-Based: The Rise of Vegan and Vegetarian Food(2020)’]
대만에서도 젊은 세대의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SNS상에서는 대만 내 채식 식당을 추천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들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다. 대만 현지 커뮤니티 데이터 분석업체 LnData가 채식/비건을 키워드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4월 14일부터 8월 15일까지 4개월간 대만 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PTT 및 Dcard(현지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등록된 채식 관련 포스팅은 총 2만3690건에 달했다.
이 중 페이스북 버즈량이 50%를 넘었다. 페이스북에서는 유명인이 게재한 채식주의 관련 콘텐츠 위주로 인기가 있었으며, 인스타그램 콘텐츠는 젊은 세대들의 비건 식당 및 카페 정보 공유가 주를 이루었다. PTT에서는 대만의 채식 환경과 다양한 채식 유형에 대한 의견 교류가 집중됐다. 유튜브에서는 주로 대만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채식 식당을 방문해 메뉴를 비교하고 공유하는 영상이 관심을 끌었다.
대만 네티즌 커뮤니티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채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 건강, 종교, 동물 보호 등이다. 이에 따라 각 주제에 대해 더 심도 있는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상당수의 사람들이 채식을 ’미식’ 또는 ‘맛있는 음식’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맛있는 채식 음식점을 공유하거나 추천을 구하고, 직접 요리를 시도하는 등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채식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또한 건강상의 이점도 대만의 채식주의 소비자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펜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대만에서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채식 또한 하나의 중요한 문화가 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칸타(Kantar)가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식물성 식단에 대한 대만 소비자들의 수용도는 2010년 39%에서 2023년 64%로 높아졌고, 선택적으로 채식을 하는 ‘탄력적 채식주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만 채식 트렌드
1) 채식 전문 식당과 카페
대만 소비자들이 현지에서 소비하고 있는 채식 관련 상품 중 일부를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Yang Shin Vegetarian Restaurant(養心茶樓)은 타이베이의 대표적인 채식 딤섬 식당 중 하나다. 이 식당은 좋은 쌀과 좋은 콩, 좋은 차가 함께 어우러져야 맛있는 채식 요리가 완성된다는 음식 철학 아래 5성급 호텔 수준의 요리 품질로 다양한 채식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징덕 요리처럼 보이는 큰 느타리버섯 요리, 콩고기로 만든 샤오룽바오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이다. 모양으로만 봤을 때는 일반식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이 구현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채식이 필수적인 종교인들도 식당 내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지 최대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의 경우, 채식 식당 Yang Shin Vegetarian Restaurant(養心茶樓), Hi-Lai Vegetarian Restaurant(漢來蔬食)과 함께 자체 채식 브랜드 천소지소(天素地蔬) 상품을 공동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식재료는 엄격하게 선별해 제조 과정과 분류를 명확하게 표시함으로써 소비자가 채식 제품 구매 시 편리하게 정보를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채식주의자의 하루 세 끼 식사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샌드위치, 주먹밥, 주식, 반찬, 스낵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젊은 세대의 채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채식 카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카페 GREEN BAKERY는 대만산 철관음 연마차와 유기농 밤을 사용한 가을 한정판 케이크를 비건 디저트로 선보였다. 대만의 음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이 차 종류인 만큼 차는 대만 사람들에게 익숙한 식재료이다. 실제로 일반 식사 메뉴에서도 찻잎이 응용되는 경우가 많다. 업체에 따르면 해당 디저트는 비록 가을 시즌 한정 메뉴지만 매출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카페 APRIL에서는 글루텐이 없고, 계란과 우유가 없는 디저트를 제공한다. 디저트에 방부제와 색소 및 동물성 성분을 일절 첨가하지 않으며, 대표 제품으로는 포도, 딸기, 패션프루트, 홍차, 다크초콜릿, 레몬을 이용한 조각케이크 세트가 있다. 이 카페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디저트는 여름 과일 패션프루트에 대만산 홍차 가루를 섞어 새콤달콤한 맛과 함께 더위를 식히는 느낌을 준다고 한다.
채식 카페 Plants Only Bakery는 직접 재배한 농작물로 디저트를 만든다. 채식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인공재료가 첨가되지 않은 디저트를 찾는 사람에게도 인기가 있다. 인기 메뉴는 기간 한정인 망고 바닐라 케이크로, 대만산 애플망고를 이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만산 차와 과일 등을 이용한 다양한 식물성 디저트가 있다.
2) 채식 야시장
야시장이 대중화된 대만에서는 채식 야시장도 만나볼 수 있다. 해당 야시장은 장소가 고정돼 있지 않아서 방문자가 장소와 일정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페이스북 채식 미니 야시장(素食小夜市)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에 일주일치 일정을 공지하고 있다. 채식 야시장에는 일반적으로 10여 개의 푸드트럭이 모이며, 현지인들에게 채식 접근성을 높여주는 방안으로 환영받고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대만에서 볼 수 있는 특색 야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3) 채식 전시회
매년 5월경 타이베이 세계무역센터에서는 ‘국제 채식 문화제(國際蔬食文化節)’로 불리는 전시회가 개최된다. 이 전시회는 불교 언론사 인간복보(人間福報)가 2005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9개 테마와 19개의 다양한 체험 공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참가 기업 중 ‘난양식품(蘭揚食品)’은 채식 물만두, 완자, 열대과일 음료 등을 판매했는데,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전시 참가기업 중 매출액 1위를 달성했다. 이 밖에도 4월경에는 타이베이 국제 건강 채식 전시회(台北國際健康素食展)가, 7월경에는 타이베이 국제 채식 전시회(台北國際素食展)가 개최되고 있다.
시사점
대만 채식 시장은 채식 인구 증가 추세에 따라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SNS를 활용해 젊은 층의 채식 트렌드를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타이베이에 위치한 한국식 채식 식당인 YACHE韓式蔬食 관계자는 KOTRA 타이베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주요 소비층은 젊은이들로 거의 모든 자리가 꽉 찰 정도로 한국식 채식에 대한 수용도가 매우 높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현재 대만 사람들은 다양한 종류의 한식 스타일 채식 요리를 즐기고 있다”라며,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외관은 치킨이지만 브로콜리로 만든 반반(半半)치킨이다. 해당 메뉴는 한국식 치킨 양념의 종류가 다양하고, 한국 요리를 건강한 채식으로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만 채식 소비자들에게는 이국적인 요리에 대한 갈망과 수요가 존재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보다 다양한 채식 관련 상품 개발 여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자료: World of Statistics, CNN, 대만 위생복리부, Euromonitor, Ln Data, Kantar, 업체 홈페이지 및 SNS, 전시회 홈페이지, KOTRA 타이베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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